8/12/2013

가치있는 아파트-2 (거대단지를 왜이리 좋아할까)




앞의 글에서 아파트 단지 해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대한 단지를 선호한다. 해체 이야기를 꺼내면 인상부터 쓸듯하다.
왜일까?






송파구의 한 아파트단지의 모습. 군대의 열병식을 보는듯하다.




이전 글에서 인용했던 박철수 교수의 "아파트"에선 아래와 같이 서술했다. 


현재 대한민국사회에서 대두되고있는 아파트의 문제점은 
아파트 자체가 아니라 "단지"에 있는듯하다. 
정부가 도시의 부족한 가로등, 어린이집, 등등의 인프라를 
단지개발로 스스로 보충하도록 하려는 이른바 '손안대고 코풀기'를 행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것을 공간정치학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정치적인 산물로써 어쩔수 없이 거대단지가 탄생되었다는것이다. 사실 이것을 과거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지안에 운동할수 있는 시설 좋은 피트니스 센터가 있으면 그 누가 반대할까?


반포자이의 편의시설(1.수영장 2. 골프연습장 3. 피트니스센터 4. 목욕탕)



일종의 귀차니즘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양하고 가까운 편의시설은 내가 사는 아파트를 더 살기편한 곳으로 만들어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위의 요소들을 정리해 아파트 거래시 고려하는 요소를 정리하자면  아래같이 12가지로 나눌수 있다. (출처: 아파트 단지특성별 매매가격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  ,김광영)


  1. 지역
  2. 역세권 및 편의시설
  3. 교육환경
  4. 휴식공간
  5. 조망권
  6. 혐오시설
  7. 공용공간
  8. 평형면적
  9. 브랜드
  10. 용적률-높으면 높을수록 가격은 높아진다
  11. 평면수 - 3베이 4베이/방의수 욕실수 향 층 조망

위의 요소들은 별다른 설명이 덧붙여지지 않아도 고개를 쉽게 끄덕일수 있을듯 하다. 

이 요소들과 더불어 재밌는 것은 아파트의 인기는 

12. "단지의 규모" 에 따라서 결정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지만, 대규모단지일수록 그 단지안에 자리잡고 있는 편의시설 및 편익시설, 관공서, 학교, 교통 등 주변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더 크다. 또한 이로인해 상권이 발달하고 그지역의 랜드마크적인 주거단지로 인지도가 향상하게 된다. 

다시 언급하기도 민망하지만 높은 인지도는 높은 가격을 보장해주기때문에 그 인지도를 싫어할 아파트 소유자는 없을듯 하다. 



좀더 금전적인 요소로 들어가자면 대단지 규모의 아파트는 중소규모의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좋다. 

이정도만 해도 대단지를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반포자이의 모습(중복된 사례지만, 이곳이 특권의식을 설명하기엔
    최고의 예시 아파트가 아닌가싶다)
하지만 12가지 말고도 한가지 더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몇년전 뉴스 기사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보았다. 
한 아파트 단지의 출입을 그 아파트 주민에게만 허락하겠다 라는 결정을 내린데서 나온 사건이였다.

그 아파트 단지는 3000세대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에따라 엄청난 면적의 땅을 차지하고있었다. 

당연히 그 단지를 거쳐서 가야만 하는 곳들이 있었고, 근처 다른 주민들은 종종 그 아파트단지를 통과하여 이동하곤 하였다. 그러나 일종의 지름길 역할을 하던 그 아파트 단지의 길이 외부인에게는 차단된다는 것이였다. 외부주민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며 반발했다. 하지만 그 아파트 주민들은 이 결정에 대해 긍정적이였다. 왜냐면 그 단지 안에 보호되기 때문이다. 



가끔 어린후배들과 동석하게 될경우, 어색한 시간을 벗어나기위해 사는곳을 물어볼때가 있다. 나와 가까운 곳에서 자라왔다면 그 동네 이야기도 하고 출신 중고등학교 이야기도 하는 등의 얘깃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 술자리에서 신입생 후배와 동석을 하게되어 그 어색한 시간을 타파하고자, 어느때와 같이 사는곳을 물어보게되었다. 
그런데 재밌는것은 어떤 후배가 "반포자이 120동에 살아요" 라고 이야기한것이다.

 사는곳을 정확히 이야기 해주는 것을 듣고 '내가 이리 믿을만하게 생겼나?' 라는 생각이 되어 내심 흐뭇했지만, 호수까지 이야기해주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긴했다. 



이 이야기들을 언급한것은 옳고 그름을 가리려는것도, 나의 얼굴에 대해 논하려는 것도 아니다.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들의 13. 특권의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것이다. 


출처 : http://ethnicityandrace.blogspot.kr/
현재의 한국 민주주의 체계에서 신분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른사람들과 다르다는 특권의식을 얻고 싶어하며, 그 차이는 돈으로 보여지곤 한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사는곳' 또한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그도그럴듯이 한국에서, 어느 한 중산층에게 또 다른 중산층 보다 더 낫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중에 하나는 바로  '내가사는 아파트' 이다. 

어느동네 어느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그 시세를 통해서 그 가정의 대략적인 부를 가늠해 볼수도 있기 때문일까.


큰 단지일수록 관리비가 저렴해지고, 관리가 좀더 원활하기도하여 집값이 높아지기도 한다.
더불어, 브랜드 아파트라면 그 브랜드 가치에 따라 집값이 변하기도 한다.

주택공사에서 만든 아파트보단, 레미안에서 만든 아파트가 더 좋아보이나보다. 



분명한 것은, 단지가 커질수록 자신의 가치는 상승한다. 


"나 여기살아" = "나 이정도 살아"

이 관계속에서, 거대단지에 사는 사람들은, 같은평수 같은 구조일지라도 작은 단지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보단 자신이 더 나아보인다 생각한다.


유난히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한국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이 심리가 특권의식을 형성하고, 
일반사람들로 하여금 아파트단지에 빠져들게 한다.  




앞서 언급한 13가지의 요소는 사람들로 하여금 몸집이 더 큰 단지에 빠져들도록 한다. 
사람들의 원하는 것들을 배제하고 단지의 해체를 논해? 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해체된 단지도 13가지, 아니 더 많은 유혹방법으로 사람들을 홀릴수 있지 않을까.

다음 글에서는 해체된 단지가 줄수 있는 이점에 대해 상상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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